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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편 : 소아 만성식체증후군

조회수 14340 작성일 2015.04.24





유난히 배가 볼록 나온 아기들이 있는데요. 보통은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의 배를 눌렀을 때 단단해서 잘 들어가지 않거나, 아이가 아파하는 경우 결코 쉽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닙니다. 잘못된 식이습관으로 만성적인 식체 증상이 나타난 것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소화기 문제가 피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성식체는 식체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방에서는 식적이라고도 하는데 잘못된 식습관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을 때 나타납니다. 식체가 복통, 구토, 열 등을 동반하는 반면, 만성식체는 속이 더부룩한 정도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만성식체는 불규칙한 식사시간, 폭식, 찬 음식을 즐긴다거나, 튀김처럼 기름진 음식, 과자, 면 등의 밀가루음식, 육류 등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나타납니다.

만성식체가 있는 아이들은 대개 토끼똥, 염소똥처럼 짧고 둥근 대변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장이 쉬지 못하고 계속 작용하며 열기가 발생해 몸속 수분이 마르기 때문입니다. 또 장에 숙변이 남아있게 되어 지독한 방귀를 뀌게 됩니다. 문제는 숙변이 장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부패균이 증식하게 되어 장점막을 손상시키고 그 손상된 상처를 통해서 장의 더러운 균들이 혈액으로 침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균들이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다가 아토피, 두드러기 등의 피부질환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등과 엉덩이가 가려워 긁어달라고 보채거나 잘 때도 이불을 다 차버리고 벽이나 바닥처럼 시원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굴러다니기도 합니다. 잘 때 땀이 머리에 맺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몸 속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않고 쌓인 때문에 입냄새나 대변냄새도 심한 편입니다. 이런 아이는 냄새에도 민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생활 관리입니다. 하루 세끼를 일정한 시간에 먹어 위장의 리듬을 찾아줘야 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 소화가 잘 되도록 해야 하는데 빨리 먹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 자기 직전에 먹는 습관은 소화를 방해하므로 꼭 피해야 합니다. 생후 7~8개월이 되면 밤중 수유는 서서히 중단해야 하며 10kg이 넘으면 자기 전 1시간, 11kg이 넘으면 2시간, 14kg이 넘으면 3시간 정도 공복상태를 유지해야 숙면이 가능합니다. 이유식 시기에는 씹는 훈련을 잘 시켜야 합니다. 튀김이나 볶음, 국수, 빵보다는 찜, 삶는 방법으로 요리합니다.

한방에서는 만성식체를 치료할 때 대표적으로 평위산을 처방합니다. 평위산은 위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으로 소화액이 많이 나오도록 하여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복부에 찬 가스를 몸 밖으로 빼주는 역할을 합니다. 위장의 긴장을 풀어 순환을 돕기도 합니다.

만성 식체를 가진 아이는 복부의 근육이 딱딱하게 경직되거나 차가운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를 바로 눕히고 갈비뼈 아랫부분을 양 옆으로 쓸어 내려준 뒤, 따뜻한 부모님의 손바닥으로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려가며 문질러줍니다. 다시 아이를 엎드리게 한 후 등 전체를 부드럽게 쓸어내리고 허리에서 손가락 한마디 올라간 양쪽을 살짝 눌러주면 막힌 기운이 풀어집니다.

아이는 선천적으로 물려받는 선천지기와 자라나면서 외부에서 받는 후천지기로 이루어집니다. 소화는 후천지기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이의 건강한 소화상태가 피부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히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