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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편 : 비염

조회수 6 작성일 2025.03.24

비염



요즘 환절기 들어 알러지비염 환자가 많아졌다.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어지간히 잘 낫지 않는 불청객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현재 대부분의 치료는 대증치료로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여 그때 잠시의 고통만을 덜어 줄 뿐이다. 오랜기간 사용하면 증상이 고착화되어 부작용까지 있으니 이때쯤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봐야 할 때인 듯하다.



나 역시 초등학교 2학년시절 비염 이후로 거의 코로 숨을 쉬어보질 못했다.

코막힘은 기본이고 맑은 콧물을 넘어 누런 콧물, 누런 가래 등 지금 생각해보면 축농증까지 이행되었던 것 같다.

군 제대 후 첫 직장을 다니면서 스스로 급여가 생겼을 때 부모님 조부모님 선물하고 나서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해보기로 했다.

일단 코로 숨쉬는게 소원이라 그 당시 경희대한방병원에서 2달간 치료했었는데 코로 숨쉬는 그 상쾌함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시절 tv에서 “허준”드라마가 절찬리에 상영 중이었는데 그때 한방에 대한 호감을 생겨 입시를 준비해 지금 한의사가 되어 있다.



학부때를 돌이켜보면 수업 중에 비염 파트가 나오게 되면 내 얘기다 싶어 자연스레 집중하게됐다.

내가 비염을 심하게 앓지 않았다면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었던 수많은 한방 용어 중 하나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형한음냉즉상폐”



이 말은 형(몸)이 차갑거나 음냉(차가운 음식)을 가까이 하면 폐를 상한다는 뜻이다.

한방에서 비염을 치료할 땐 대부분 폐를 따뜻하게 해주고 폐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치법을 주로 구사한다.

왜냐하면 코는 폐로 통하는 첫 관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입학식은 운동장에서 했다.

매년 3월2일은 입학식 날이었는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학년 신입생들은 이름표 밑에 손수건을 달고 있었다.

코 닦기용 손수건. 절반이 비염환자였던 셈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손수건 달고 다니는 아이들의 숫자는 줄어간다.

폐의 기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지난날처럼 아주 심한 비염환자는 드물지만 자잘한 비염환자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유추해보면 단열, 난방, 보온(옷) 등 예전보다 기거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요즘 내원하는 비염환자들을 관찰해보면 폐기운이 선천적으로 강하지 않은데 환경을 차갑게 하는 사람들 중에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겨울철인데 반팔입고 자는 사람, 보일러 난방하지 않고 자는 사람이 대표적이다.

자는 시간은 8시간 가량으로 긴 시간인데 몸이 냉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폐기운이 약하다면 정확히“형한음냉즉상폐”에 해당하여 코는 찬 기운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붓게 되고(코막힘) 붓게 되면 예민해져서 재채기, 삼출액이 나오게 되어 맑은 콧물이 나오게 되어 있다.

맑은 콧물이 오래되면 세균번식하기 쉬워 누런 콧물로 변하게 된다.



예전과 달리 요즘 비염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에어컨 때문인 것 같다.

밤새 에어컨 켜고 자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잠깐씩 켜놓는 거야 큰 상관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연속적으로 켜 놓는 것은 “형한음냉즉상폐”에 해당되어 코는 자신보다 훨씬 더 중요한 폐를 보호하기 위해 본연의 방어역할에 충실하게 되고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 비염 증상인 셈이다.



음냉에 대해서도 현대인들이 많이 우를 범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찬 것을 먹는 것은 당연히 음냉이고 인스턴트 등 소화되기 어려운 음식 역시 음냉에 해당한다.

각종 첨가물, 감미료, 색소, 방부제 등이 많이 들어가 있는 가공식품들은 음냉에 해당한다.



치료도 열심히 받아야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활 교정이다.

선조들이 비염에 대해 내 놓았던 치법 및 예방법은 다음의 일곱 글자 안에 들어있다.



“형한음냉즉상폐”



비염환자들이라면 이 일곱 글자를 늘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 하늘마음한의원을 찾으시는 환자분들 중엔 차갑고 권위적인 다른 병원의 이미지 때문에 치료를 미뤄 병이 악화되어 오신 분들이 있습니다. 답답한 노릇이지만,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나 피부질환 치료는 꾸준히 의료진과 환자가 일심동체가 되어 해결해야 할 장기적인 프로젝트입니다. 환자분의 마음을 읽고 따뜻하게 다가서 피부치료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하는 주치의가 되겠습니다.
  • 조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