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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편 : 봄철 알레르기

조회수 13701 작성일 2014.03.11



환절기나 봄철이 되면 많은 분들이 피부와 호흡기의 알레르기 증상으로 고민을 하십니다. 이러한 증상은 만성적으로 진행되기에 더욱 사람을 괴롭게 하지요. 너무 심하면 피부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먹기도 하고 연고를 바르기도 합니다. 바르면 일시적으로 진정되는가 싶더라도 매 년 환절기가 되면 재발하거나, 요즘 몸이 좀 피곤한가싶더니 다시 나타나서 우리를 괴롭힙니다. 도대체 이러한 알레르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건강한 몸이 내부에서 손상을 당하면, 몸속의 많은 세포들이 몸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활동합니다. 세포와 세포가 수행하는 메커니즘들은 기능 수행에 필요한 조건만 갖춰진다면 손상된 곳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의 균형이 깨진 사람의 경우는 그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으므로 병이 치유되지 못하고 약이나 연고에 의존해야 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단기간에 치유되는 질환이나 급성 질환의 경우에는 이러한 치료가 효과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알레르기성 질환의 경우 지속적으로 약이나 연고에 의존하는 것은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생기면 많은 분들이 ‘나는 무엇에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 것일까?’하고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찾는 것이 첫 번째로 생각하십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서 일부러 다시 자극 물질을 유입시켜보는 알레르기 패치검사를 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인 물질을 알고 그것을 피하는 것이 치료일까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고 꽃가루를 평생 피할 수 있을까요? 한랭 알레르기가 있다고 겨울이 없는 남쪽 나라로 가서 사는 것이 치료일까요?



저는 병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에게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지금 환자분이 호소하시는 증상 하나 하나가 중요한 정보이지만 더욱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왜, 지금, 나에게, 남들에게는 괜찮은 일반적인 자극이나 변화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인가?’ 라고요. 문제점을 밖에서 찾지 말고, 일차적으로 내 몸 내부에 이상이 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내 몸이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아셔야 합니다. 내 몸이 지금 나에게 알레르기라는 형태로 말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났을 때 우리는 거시적인 시야로 몸 내부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우리 몸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능을 매 순간 끊임없이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기능 중에는 질병의 자연 회복 기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필요한 에너지의 양이 너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과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입니다. 무리한 업무일정에 쫓기며 정신과 감정을 혹사당하고 있으며 업무 외에도 생활 스트레스가 너무 많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고 계신가요? 현대인이 현재를 살면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생활을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받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 하는 것이지요. 혹시 과도한 업무와 직장 상사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음주로 풀고 계시지는 않나요? 그것은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아닐 것입니다. 스트레스는 적절한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통해 발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 너무나 일상적인 일, 어떤 분들에게는 스트레스 해소 도구로 사용되는, 음식물 소화입니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에너지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냐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현대 생활에서는 음식물 처리가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능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의 처리과정은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은 지 약 8시간 이 지난 후에 끝납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먹을수록 소화과정은 더욱 오래 걸리며 60도 이상으로 가열하여 효소가 파괴된 후에 먹는 화식(가열식) 역시 소화과정이 오래 걸립니다.



효소는 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효소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은 그것을 이미 만들어서 우리에게 공급해주었습니다. 익히지 않은 채소와 과일에는 이미 그 자체를 소화시킬 수 있는 효소가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조리하고 가열하여 효소를 파괴한 채 먹습니다. 현대인의 췌장은 다른 동물에 비해 더 크기가 큽니다. 췌장은 소화 효소를 생산하는 기관입니다. 현대인의 경우는 음식을 가열하여 먹으므로 소화 효소를 외부에서 공급받지 못하고 몸에서 생성해야 하므로 췌장이 비대해진 것이지요. 따라서 현대인은 생식과 더불어 외부에서 식이 효소(food enzyme)을 공급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다 기본적인 몸의 균형을 맞추는 활동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점진적으로 우리 몸을 불균형에서 균형의 상태로 회복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지금 피부가 가렵고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은 주변의 자극물이 과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정상적인 자극조차 견디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겉으로 무엇을 바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몸의 문제점이 해독이 되어야 하지요. 내 몸의 독소를 만드는 것은 인스턴트식품, 수입밀가루로 가공한 식품, 적절하지 못한 사육환경에서 자라난 소, 돼지, 닭 같은 것들입니다. 내 몸은 건강해지기 위해서 이러한 음식물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해독 능력을 높힐 수 있도록 효소와 과일, 야채, 각종 가열하지 않은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내 몸이 다시 ‘건강’ 이라는 수위로 올라서게 되면 비로서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는 상태가 되겠지요.



현대인의 몸에 관한 아주 적절한 비유가 있습니다. 연장이 필요하여 여기도 빌리러 다니고, 저기도 빌리러 다녔는데 알고보니 내가 깔고 앉아있는 박스 속에 필요한 연장이 다 들어있더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알레르기 증상으로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 중에 약이나 연고에 의존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기억해 두셔야 할 비유입니다. 내 몸을 고칠 수 있는 도구는 자연적인 내 몸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힘을 되찾는 것입니다.

  • 환자분들께서는 저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들 하십니다. 언제나 웃으며 부드럽게 진료하는 모습이 언니나 이모 같다고들 하시죠. 항상 환자분들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드리고자 애쓰고 있지만, 때론 호랑이 선생님보다 더 엄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피부질환 치료는 생활관리가 중요한데 외부증상 치료에만 의존하시려고 할 때가 그렇습니다. 치료를 위해서 만큼은 엄격해지는 하늘마음의 주치의가 되겠습니다.
  • 황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