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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 건선 10부작
4부: 건선, 범인은 ‘나’일까, ‘숨은 적’일까? - 뒤바낀 용의선상 |
안녕하세요. 건선의 본질을 향한 탐구, 네 번째 이야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목 안의 작은 불씨, 연쇄상구균이 어떻게 건선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연장선상에서, 건선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조금 더 과감하게 전환해 보려 합니다.
과연 건선은 우리 몸이 스스로를 공격하는 '내부의 반란'일까요, 아니면 외부의 '숨은 적'에 대한 필사적인 방어전에서 비롯된 '안타까운 부수적 피해'일까요?
하늘마음과 이 흥미로운 용의선상을 따라가 봅시다.
전통적인 '자가면역 이론'에 따르면, 건선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고장이 나 자신의 건강한 피부 세포를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함으로써 발생한다고 설명됩니다.
마치 우리 집을 지키는 충실한 경비 시스템이 어느 날 갑자기 집주인을 외부 침입자로 착각하여 경보를 울리고 공격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죠.
이 관점에서는 문제의 원인이 '오작동하는 면역 시스템 그 자체'에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감염성 면역반응 이론'이라는 새로운 시각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이론은 "면역 시스템은 원래 자신의 임무, 즉 외부에서 침입한 실제 적 (예: 연쇄상구균과 같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을 찾아내 제거하는 일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마치 전쟁터에서 아군과 적군이 뒤섞여 싸우다 보면 의도치 않게 아군에게도 피해가 발생하듯이, 실제 적과 생김새가 비슷한 우리 피부 세포가 면역계의 공격에 함께 휘말리는 것이다." 라고 설명합니다.
이 경우, 진짜 문제는 '고장 난 면역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 몸 어딘가에 교묘하게 숨어 면역계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끈질긴 외부 침입자(항원)'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만약 후자의 시각이 진실에 더 가깝다면, 면역억제제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면역억제제는 염증이라는 '불길'을 일시적으로 잠재워 건선 병변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이것은 마치 시끄럽게 울리는 화재경보기의 스위치를 잠시 내려놓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
경보음은 멈췄지만, 만약 집 어딘가에 '꺼지지 않은 불씨(항원)'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어떨까요?
면역이라는 감시망이 약해진 틈을 타, 이 불씨는 오히려 조용히 세력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약효가 떨어지거나 약 사용을 중단하여 면역 시스템이 다시 활성화되면, 그동안 숨어있던 불씨를 발견하고는 이전보다 더욱 격렬하게 반응하며 증상이 폭발적으로 재발하는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역시, 면역억제제가 질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옵니다.
실제로 반복적인 편도염과 건선을 함께 앓던 환자들이 '편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건선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지거나 사라지는 사례들은 이러한 '숨은 감염원' 가설에 힘을 실어줍니다.
물론 모든 건선 환자에게 편도 제거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는 "적군의 주요 보급로이자 은신처를 제거하니,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비유처럼,
우리 몸의 특정 부위가 만성적인 감염의 온상이 되어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건선 = 자가면역"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넘어, '숨은 감염 항원'과 '면역계의 과잉 반응'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5부에서는 면역억제 치료가 왜, 그리고 어떻게 리바운드라는 불청객을 초대할 수 있는지, 그 메커니즘을 하늘마음과 함께 좀 더 자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